친환경 자연장을 선택한 유족 5인의 짧은 후기 카드뉴스
기억은 남고, 흔적은 남기지 않는 장례를 선택한 사람들
2025년, 자연장에 대한 관심은 단지 환경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하지 않는다. 오히려 ‘나답게 떠나고 싶다’, ‘남은 가족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 ‘자연 속에서 마지막을 맞이하고 싶다’는 정서적, 실용적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자연장은 어느덧 하나의 장례 방식의 흐름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자연장을 잘 모른다.
묘비가 없는 장례라면 기억은 어떻게 이어질까? 비석도 없고, 봉분도 없이 조용히 자연으로 돌아가는 방식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이 글에서는 실제로 자연장을 선택해 장례를 치른 유족들의 짧지만 깊은 후기 다섯 가지를 소개한다. 서울, 부산, 대전, 강원 등 지역은 다르지만, 공통된 건 그들이 고인의 뜻을 따랐고, 후회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후 내용은 카드뉴스 형태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각 후기를 요약 문장과 함께 정리했다.
유족 1~3인의 짧은 이야기
후기 ① 서울 은평구 박정희 씨 (어머니 장례, 하늘누리 자연장지)
“처음엔 너무 간소한 거 아닌가 걱정했지만, 숲을 걷는 동안 마음이 오히려 차분해졌습니다.
봉분 하나 없는데, 우리 가족은 매년 나무 아래에 앉아 차를 마시며 어머니 이야기를 해요.
비석이 없는 대신, 그 자리가 우리 가족만의 추모 장소가 됐어요.”
카드뉴스 요약 문장:
“비석은 없지만, 기억은 사라지지 않더군요. 우리는 나무 아래에서 매년 다시 만납니다.”
후기 ② 부산 수영구 윤영진 씨 (아버지 장례, 영락공원 자연장지)
“아버지가 생전에 ‘모든 게 가볍게 끝났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셔서 자연장을 선택했어요.
화장장과 수목장이 한 곳에 있어 장례가 단순했고, 비용도 예상보다 적게 들었어요.
남은 건 무언가를 남기지 않으려 했던 아버지의 철학이었습니다.”
카드뉴스 요약 문장:
“마지막까지 간단하게, 부담 없이. 아버지의 삶처럼 깔끔한 장례였습니다.”
후기 ③ 대전 유성구 김현숙 씨 (할머니 장례, 정수원 자연장지)
“할머니는 생전에 ‘죽으면 산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늘 말씀하셨죠.
정수원에 도착했을 땐 묘비도 없고 표식도 없어 처음엔 어색했지만,
나무 아래에 앉아 있자니 오히려 그 자리가 더 따뜻하게 느껴졌어요.
자연이 곧 위로가 되는 장례가 있다는 걸 처음 알았어요.”
카드뉴스 요약 문장:
“묘비보다도 따뜻했던 건, 나무 아래 비추는 햇살이었습니다.”
유족 4~5인의 이야기 + 카드 콘텐츠 활용 방식
후기 ④ 강원도 원주시 이승우 씨 (어머니 장례, 민간 자연장지)
“서울이 아니라 어머니 고향 근처에서 자연장을 치르고 싶어
원주 인근의 작은 자연장지를 찾았어요. 사전예약제로 간단히 준비했고,
묘지가 아니라 숲속 공간에 유골을 뿌리는 듯한 느낌이었어요.
자연장을 처음 접했지만, 너무 차갑지도, 너무 종교적이지도 않아서 좋았습니다.”
카드뉴스 요약 문장:
“고향 숲으로 돌아간 어머니. 우리가 원한 건 바로 그 평온이었습니다.”
후기 ⑤ 서울 강남구 최수민 씨 (자신의 생전 예약 후기)
“나는 아직 살아 있지만, 자연장을 생전에 미리 예약해뒀습니다.
자녀가 없기에 내 장례는 누군가에게는 짐이 될 수 있잖아요.
무표식 자연장지를 선택한 건 단지 환경 때문이 아니라,
내 죽음이 누구에게도 짐이 되지 않길 바라서예요.”
카드뉴스 요약 문장:
“죽음을 준비한다는 건, 사랑하는 사람에게 남기지 않는 삶의 마무리입니다.”
짧은 이야기지만, 깊은 울림이 남는다
사람마다 죽음을 맞는 방식은 다르다. 하지만 자연장을 선택한 사람들의 후기를 들여다보면, 공통된 감정이 있다. ‘허전할 줄 알았지만,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다’는 체험이다. 묘비도 없고, 조화도 없으며, 숲속에 조용히 유골이 놓이는 장례. 그러나 그 자리에 찾아간 유족들은 모두 말한다. “돌아갈 나무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고. 이 다섯 명의 후기는 단지 한 가족의 이야기지만, 이 시대를 살아가는 수많은 이들에게 새로운 장례의 기준이 되고 있다. 누군가의 마지막이 ‘기억될 수 있는 자연’으로 남기를 바란다면, 오늘 이 후기를 통해 그 한 걸음을 시작해도 좋다.